창립 40주년 선언문

✪ 가톨릭 농민회 창립 40주년 선언문

21세기 문명사적 대 변혁운동 선도,  생명 공동체 대동세상을 향한 선언문!

 오늘 우리는 가톨릭 농민회 창립 40주년을 맞이하여 지금까지 전개해온 생명운동, 공동체 운동의 지평을 확대하고 드높이기 위하여 우리의 모든 활동을 성찰하고 처음처럼 다시 시작할 것을 선언한다. 이는 생명 공동체 세상을 향한 문명사적 대변혁 운동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가톨릭 농민회의 재창립 선언임을 확인한다.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정신에 따라 1966년 첫발을 내딛은 우리 가톨릭 농민회는 “농부이신 하느님” 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농민 운동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칠 줄 모르는 활동을 전개해 왔다. 지난 시기 우리는  부당한 외세의 간섭과 침략에 맞서 민족 농업을 수호하고 민중의 삶을 지키기 위한 지난 투쟁과 함께, 군사 독재에 항거하여 이 땅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헌신적인 투쟁을 전개해 왔다. 또한 우리 사회 모든 고통과 모순의 근원인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기 위하여 신명을 바쳐 투쟁해왔다. 이 모든 것이 공동선을 위하여 가난한 이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였으며 하느님 나라를 지금 여기에 세우고자 하는 우리 신앙의 고백이었다. 또한 일찍이 산업 문명의 폐해를 자각하고 예언자적 소명으로 하느님 창조 질서를 보전하고 생명 공동체 세상을 이루기 위한 생명운동, 공동체 운동을 개척하고 전개하여 크고 작은 많은 성과들을 만들어 왔다. 도시의 수많은 형제 자매들이 지원 협력의 차원을 넘어 이 운동의 자랑스러운 주체로 나서고 있으며 방방곡곡 도처에서 생명의 땅이 살아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다.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대량 폐기의 지난 세기는 하느님의 창조 질서와 우주 공동체를 파괴하여 생명의 터전이요 어머니인 땅을 심학하게 오염시켜 햇빛과 바람과 비마저 그 질서를 잃게 하였다. 생명과 평화에 토대로 둔 상생의 조화로운 질서는 실종되고 전쟁, 테러, 착취, 독점, 종다양성의  파괴, 자원 고갈, 사막화 , 난치병이 만연하고 있다. 한 세기가 지나도록 식민지,
분단, 전쟁과 대결의 쓰라림이 계속되고 있는 한반도는 현재도 북미 핵 대결과 남남갈등, 경체 침체와 양극화, 고령화, 저출산, 이혼 급증 등으로 온갖 모순이 표출되고 있다. 이는 강대국의 초국적 자본이 신자유주의라는 탈을 쓰고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정(FTA) 따위를 앞세워 식량, 에너지, 문화 주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다양하게 공존하던 각 국의 고유한 농업을 축소⠂해체시킨 결과 이다. 우리 민족의 5천년 전통과 문화의 파괴는 물론이요, 생명⠂환경⠂농업의 위기기 내일을 장담할 수 없도록 증폭되고 있으며, 하느님 창조 사업의 협력자이며 생명의 일꾼인 농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반(反)생명, 반(反)인간, 반(反)공동체적 상황은 우리 운동의 사명과 역할을 다시금 대오각성하게 하고 보다 제대로 된 활동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시대는 우리에게 결단과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의 모든 상황을 넘어 모두를  살리고 함께 사는 길이 생명 존중과 공동체적 삶의 실천에 있음을 다시 한번 깊이 자각하고 확신하며, 이의 실현을 위해 총 매진할 것이다. 이는 도농 간의 깊은 형제적 우애와 연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와 구원의 역사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지난 40년의 역정은 우리에게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수많은 경험과 교훈을 위대한 자산으로 남겨 주었다. 우리는 역사 발전의 주체가 일하는 사람들임을 재확인하고 죽임의 질서를 생명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의 원천도 일하는 농민으로부터 나올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인 사랑과 정의를 따라, 농민 스스로의 각성과 공동체적 삶의 실천을 통해 농업, 농민문제를 해결하고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인류 공동체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함은 변할 수 없는 우리의 사명이다. 이에 대한 고백과 증거야 말로 제 2창립 정신의 근간이다.

 첫째,  우리는 생명의 일꾼으로서 안으로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모시고 살리기 위해 공동체적으로 협동하며 생명의 특성인 다양성, 순환성, 관계성을 드높이고, 밖으로는 생명을 해치는 일체의 요소들과 치열하게 대결할 것이다.생명과 평화를 해치는 일체의 전쟁에 반대하며 모든 핵무기는 당장 완전히 폐기되어야 한다. 우리는 민족의 통일 성업이 우리 민족의 평화와 함께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평화도 함께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창조질서를 지키고 가꾸는 청지기로서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지구 환경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먼저 나부터 자역과 하나 되는 농사, 도시생활자와 함께 하는 농업을 실천하며, 지역 생태계를 살리고 공동체적으로 협동하는 생명 농업 실천과 도농 공동체 운동을  확대, 강화할 것이다. 그 길은 지금의 우리농촌 살리기 운동을  <우리農운동>으로 발전시켜 개개인과 교구차원을 넘어 공동체적으로 전개하고 범교회적, 범국민적으로 확산하는 일이다. 

셋째,  우리는 문명사적 대변혁운동의 주체로서 생명과 평화의 길에 함께 하는 세계 교회와 협력하고, 뜻을 같이하는 국내외 민중세력들과의 굳건한 연대를 통해, 제국주의와 산업문명의 폐해에 대항하며, 독점자본의 농업 지배를 척결하고, 각 국의 고유한 농업이 다양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식량, 에너지, 종자, 문화 주권을 바로 세우는 자립적이고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한다.

 오늘 우리의 결단은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큰 변화를 요구한다. 지금, 여기서, 나부터 생명 공동체 대동 세상을 앞당겨 기쁘게, 사이좋게 사는 삶을 결심하고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를 생명 중심의 가치관으로 단단히 묶어 세우고, 이웃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다시 출발하여 뜻있는 자 누구나 함께하는 조직운동으로 거듭나며 큰 걸음으로 전진할 것이다.

가톨릭농민회 만세! 생명공동체 대동세상 만세!

2006년 11월 8일

가톨릭 농민회 창립 40주년 기념대회 참가자 일동